부서 이동 희망자 중 직접 선발
5급이하 직원 대상 금주 마무리
혁신 vs 정실 인사 입장 엇갈려
5급이하 직원 대상 금주 마무리
혁신 vs 정실 인사 입장 엇갈려
중소벤처기업부가 내부 인사에 '드래프트제'를 도입해 '인사혁신'을 시도하고 있다. 프로 스포츠계에서 팀이 우수한 선수를 지명해 선발하는 '드래프트(draft)' 방식을 시도한 것으로, 연공서열 중심의 인사관행을 깨고 보다 투명하고 공개적인 인사시스템을 공직사회에 심겠다는 홍종학 장관의 의지를 담았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중기부는 이달부터 5급 이하 직원을 대상으로 '인사 드래프트제'를 적용하기 시작했다. 드래프트 적용을 받는 직원은 한 부서에서 2년 6개월 이상 근무한 인사전보 대상자로, 총 200여 명에 이른다.
이들이 결원이 생긴 부서 가운데 자신이 근무하고 싶은 부서를 써내면, 해당 부서장과 부서원이 협의해서 선발 여부를 결정하는 방식이다. 프로야구, 프로농구 등 프로 스포츠계에서 구단이 우수한 능력과 역량을 지닌 선수를 선발하듯이, 부서에 필요한 인력을 자체 평가에 따라 공개적으로 직접 뽑는 것. 만약 자신이 지원한 부서에서 받지 않겠다고 하면 다른 부서에 선발권이 넘어간다.
다만 드래프트제는 결원이 생긴 부서에 한해 시행한다. 그동안 기획재정부와 감사원 등 일부 정부 부처가 드래프트를 도입, 시행한 적이 있다.
현재 중기부는 인사 전보자를 대상으로 수요조사를 마치고, 부서 배치를 위한 매칭 작업을 하고 있다. 드래프트를 통한 전보 인사는 이번 주 중 마무리될 예정이다.
중기부 관계자는 "스포츠계의 드래프트는 구단이나 팀이 중심이 돼서 원하는 선수를 발탁하는 일방적인 선발시스템이라면, 우리가 시행하는 드래프트는 직원과 부서 간 수요와 공급을 명확히 한 후 진행하는 차이점이 있다"면서 "투명성과 공정성을 가지면서 업무 역량이 우수한 직원을 수혈하는 효과적인 제도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인사 드래프트는 인사를 밀실이 아닌 보다 공개적이면서 투명하게 하면서 해당 부서에 필요한 인력을 적재적소에 배치함으로써 조직 전체의 업무 효율과 경쟁력을 높이는 장점이 있다. 또 직원들이 자신의 능력을 수시로 평가받아 부족한 점을 채우고 업무에 대한 동기를 부여해 개인 역량과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긍정적인 영향도 기대된다.
다만 중기부 조직 내부에서는 인사 드래프트 시행에 따른 부작용과 폐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공직사회에 불필요한 경쟁을 불러일으켜 직원 간 위화감을 조성하고, 선택받지 못한 직원들의 상대적 박탈감을 초래해 오히려 업무역량을 떨어뜨릴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해당 부서장에게 선발 권한을 전적으로 줌으로써 직원에 대한 객관적 평가보다는 학연, 지연, 개인적 친분 여부에 따라 결정되는 '정실인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시각도 있다.
중기부 관계자는 "드래프트를 처음으로 적용하는 만큼 시행과정에서 나오는 각종 문제점을 보완·개선해 개인과 조직의 경쟁력을 높이는 기회로 삼겠다"고 말했다.
대전=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